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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惻隱之心) 소나무
만연산관리자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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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은지심(惻隱之心) 소나무

측은지심(惻隱之心) 소나무

글쓴이 : 김관숙

천연림으로 이루어진 만연산 치유의 숲길은 사철 늘 푸르다.
곳곳에 소나무가 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치유의 숲길 중 하나인 오감연결길 초입에 들어서면,
소나무향기가 폐 속 깊숙이 스며들어 몸과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해준다.

소나무는 예전 우리 조상들이 아기의 탄생을 알리기 위해 금줄에 솔가지를 꽂았고,
소나무 땔감으로 불을 지펴 밥도 해먹고 동시에 방을 따뜻하게도 하였다.
그리고 생을 마감하면 소나무 관을 만들어 그 속에 담겨 자연으로 돌아갔다.

또한, 솔방울은 아이들에게는 재미난 놀잇감 재료였고, 꽃가루로는 다식을 만들어 먹었다.
흉년에는 봄철에 물이 오른 소나무의 속껍질인 송기(松肌)로 떡이나 죽을 쑤어서 허기를 면했으며,
베어낸 지 여러 해 지난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여 혹처럼 자란 균체인 복령(茯笭)은 약제로,
뿌리를 가열하여 짜낸 송근유(松根油)는 불을 밝혀 사용했고
소나무를 태운 연기의 그을음인 송연(松烟)은 먹(墨)을 만들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이렇듯 소나무는 우리 조상들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는 삶과 역사로, 우리 문화 깊숙이 스며들어있다.

소나무가 한반도에 자라기 시작한 지 약 6000년의 긴 시간동안 사라지지 않고 우리와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유기체들의 성장, 생존, 발아 등을 방해하기 위해 생화학적 물질을 분비하는 타감 작용
즉, 알레로파시(allelopathy) 생존전략이었다.

어미 나무의 뿌리나 떨어져 있는 솔잎에서 나오는 '갈로타닌'이라는 성분은
'거목 밑에 잔솔 못 자란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주변의 어린 소나무나 다른 나무들이 자라기 힘들게 한다.

이처럼 소나무가 다른 나무들과 함께 섞이지 않는 독불장군처럼 보이는 것은
햇볕을 잘 받고 살아가야하는 양수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상대적으로 볕을 적게 받아도 살아가는 음수인 신갈나무나 상수리 같은 참나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원초적 방어 기제였을 것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에서 보면
인간은 현실적 문제 갈등 시 불안으로 닥쳐오는 위협이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무의식 영역에서 여러 가지 방어기제를 동원하여 자신을 보호한다.
적당한 방어기제들은 모두가 정상적이고 건강한 사람들의 행동으로 실제로 도움이 된다.
이렇듯 식물이나 동물 또한 오랜 기간 살아남기 위해
자신들만의 방어기제를 발달시키며 생존적위기를 넘어왔을 것이다.

소나무재선충과 지구온난화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한 소나무에 대해
‘답정너’의 관점이 아닌 측은지심(惻隱之心)의 마음으로 온전히 바라볼 수 있는 지혜와
이를 지켜내기 위한 국민적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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